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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In & Out] 호세의 존경스러운 '생활의 지혜'

[In & Out] 호세의 존경스러운 '생활의 지혜'
[스포츠조선 2006-09-21 11:37]    
 ★…"가끔 깜짝 놀랄 만큼 참신한 생각들을 합니다. 존경스러울 때가 많아요."

 롯데 외국인타자 펠릭스 호세는 야구장 안팎에서 다양한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뉴스메이커'다.

 올시즌만 해도 2001년 이후 5년 만의 한국야구 복귀 자체가 큰 뉴스였고, 탁구공 배팅 훈련, 심판에게 욕설했다가 퇴장, 여자친구 조세피나의 입국, 한때 홈런 1위 질주, SK 신승현과의 빈볼 시비 사건, 디비디비딥 게임 삼매경 등으로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데 롯데 장재영 수석트레이너가 한 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더 보탰다. 장 트레이너는 구단 식구들 중 통역 최규덕씨와 함께 호세가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는 '친구'다. 워낙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호세가 각종 건강보조식품 복용과 물리치료를 위해 트레이너실을 수시로 드나드는 '단골 환자'이기 때문이다.

 장 트레이너는 "초음파 치료기에 쓰는 전용 젤이 있어요. 미끈미끈하죠. 호세가 그걸 가끔 머리에 바르기도 합니다"고 말했다. 머리를 짧게 잘랐을 때는 젤 자체가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머리가 적당히 자랐을 때는 트레이너실에 비치된 초음파 젤을 살짝 발라 헤어스타일을 완성시킨다는 얘기다. '의료용'을 '헤어용'으로 용도 변경한 셈이다.

 장 트레이너는 "호세가 하는 행동을 보면 놀랄 때가 참 많아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운동화끈이 갑자기 끊어지면 다른 신발을 신거나 새로 끈을 구입한다. 하지만 호세는 트레이너실을 찾아와 테이핑용 끈을 직접 꼬아서 운동화끈으로 '재활용'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장 트레이너는 "외국인선수가 하는 색다른 행동을 단순히 웃음거리로 보면 안 될 것 같다"며 "생활 속 사물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호세가 때로는 존경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머리에 잔뜩 '힘'을 준 호세를 본다면 미용실이 아닌 트레이너실에 다녀왔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 부산=곽승훈 기자 europ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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