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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적벽 보고옴...

심야 끊어서 봤다...
여름이고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심야인데도 주차할 데가 없었음 ;;;
토요일 열대야를 피할겸 데이트겸 겸사겸사 관람오시는 모양....
적벽을 본 이유는 원래 놈놈놈을 볼려다가 일이생겨서 취소를 하고
다시 시간이 될거 같아서 예매를 하려니 놀랍게도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벽을 선택하게 되었음...
놈놈놈 예매전에 적벽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블로그에 삼국지 관련 인물평도 몇자 적기도 하고
삼국지 드라마도 3번이상 본사람은 흔치않을 것이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용의 귀환 보고 완전 실망해서 안볼려다가 서효가 볼만하다길래 선택하게 되었다.

들어가기 앞서 적벽대전에 대해서 한번 읊어본다...
삼국지에는 많은 전투가 있다.
그중에서 큰 전투로는 조조가 승리한 관도 백마 전투
육손이 촉나라 70만 대군을 불태워버린 이릉전투
장료가 손권의 30만 대군을 몰살시킨 합비전투가 있겠고
그러한 대소 전투에서 으뜸을 치는 것이 바로 적벽전투이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비판하는 의견으로는 관도 백마전투에서 조조가 원소를 이긴것이 훨씬 삼국 역사에서
중요하며 또 규모도 적벽에 비하여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다.
그 말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조조가 관도 백마 전투를 통하여 명실상부한 후한 승상이 되었으며
전투의 승리로 얻은 중원땅은 당시 중국의 거의 대부분이었고
그때 얻은 기반은 비록 적벽에서 백만 군사를 잃었다지만 크게 흔들림이 없을 정도였다.
또한 그의 세력을 고스란이 물려받은 사마씨 가문에 의하여 통일이 이루어지게 된다.
중원의 패자를 가린 관도 백마 전투야말로 삼국지의 하이라이트이며
어떻게 보면 그때 이후로 유비 손권을 군소 제후들의 반란 정도로 묘사하고 삼국지 소설의 마침표를 찍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적벽대전은 삼국지에서 가장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희대의 사나이 유비현덕이 칠전팔기하여 이제야 겨우 황숙의 모습을 보이는 출발점이 되는 부분이며
한실을 우습게 아는 역적조조가 드디어 그 죄값을 치루는 부분이기 때문에 주인공을 사랑하는 여러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삼국지의 또다른 주인공인 제갈량 공명의 화려한 등장을 알리는 부분이기도 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적벽대전은 삼국지에서 가장 전략전술에 뛰어난 인재들이 격돌하는 부분이다.
그 인재들로 제갈량, 조조, 주유, 방통, 서서, 감택, 정욱 등등등...
때문에 전쟁에서 보이는 무력의 모습만이 아니라 당대 석학들의 내면의 싸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적벽에서의 싸움이다.
영화 적벽은 그런 삼국지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고 가장 드라마틱하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주제로 하고 있다.



1.촬영 기교, 구성


본론으로 들어가서 적벽을 본 소감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나는 공학도라고 칭하고 다니는 사람이니 원인이 있으면 결과 찾고, Input 이 있으면 Output을 찾는게 거의 본능이 되었다 시피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이런저런 기법, 왜 자꾸 이런 장면을 보여줄까 카메라 잡는 기법같은거 또
소설에서 흔희보이는 복선같은거를 유심히 본다.
그런 것이 도드라진 작품으로는 벤티지 포인트가 있었다. 스레드가 몇개씩 돌아가며 하나하나 베일을 파해치는... 끝이 좀 허무했으나 재밌게 봤다.
적벽은 그런 점을 찾아서 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영화를 보는 중반 쯤에 알게되었다.
어느순간 "아 내가 영화랑 대화를 해보려고 하고 있었구나..."

2. 삼국지 해석


삼국지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은 분들중에 어린 분들을 보면
정사랑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상당히 초점을 맞춘다.
나이 드신분들은 인물을 재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나는 어느쪽인가 하면 재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정사랑 얼마나 일치하는지 하는 그것은 사실 일반인에게 공개된 정사에 대한 유용하고 세밀한 정보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도 의문이고, 그게 정사랑 일치한다 안한다 대보더라도 이미 지난일을 가지고 바꿀수도 없는 일이니 실용적이지도 않다.
지난 역사를 보고 - 그것이 소설에 꾸며진 허구의 이야기든지 어떻든지 간에 - 그 상황에 인물들이 행한 행동을보고 인격을 재조명해보고 그들의 역랑을 재평가하는 것이야 말로
역사를 자원으로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건설적인 일이기 때문에 나는 재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면서도 나의 대인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기때문에 재조명쪽이다.
아... 젠장 영화 이야기하다가 또 버닝해버렸다. 하여든 역사 혹은 인물 재조명쪽으로 보자면
주유와 제갈량의 성격에 대한 것은 잘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나 여느 국내 소설에서는 제갈공명의 역량을 크게 부각하고 적벽대전이란 장기판에 제갈량이 손권유비주유를 장기말처럼 사용하듯이 묘사하고 있다.
나는 이런 점을 좋아하기도하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었는데,
좋아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잘하니까 좋은 것이고(자아주입이라고 하는 건가... 하여튼 그런이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는 것은 너무 다른 사람들의 개성과 능력이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적벽에서는 그러한 밸런스를 잘맞추었지만 악역 조조에 대한 묘사는 좋지 못했다고 생각이 든다.
배트맨도 그렇고 요즘 영화들은 악역에게도 왠지모를 카리스마가 있으며 공감대가 형성되는 매력적인 악역이 있는데
적벽에서는 내가 주로 보아오던 중국무협영화에서 나오는 악역들처럼 조조가 그냥 여자나 밝히는 악당일 뿐이라서 아쉬웠다.
2부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소심했던 주유가 대범하고 사내답게 나오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손권의 패기 넘치는 모습이 흐뭇하였다.
그외 유관장 삼형제 캐스팅은 쪼매 미스가 있었나 싶지만 좋았고
조운은 유덕화보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인물간의 복잡한 내적갈등은 2부가 되어봐야 본격화 되지 않나 싶다.
스토리는 소설과 비슷하나 영화적 구성을 위하여 각색된 부분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기타 다른 매체와의 비교



확실히 다른매체에 비하면 스펙터클하며 리얼하였다.
뭐 전쟁영화인데 이정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돈도 많이 들었다는데.
그러나 아직 본 전투가 2부에서 남았기 때문에 기대할 필요가 있지싶다.
영상매체로 비교할만한 TV 82부작 시리즈는 90년대 초반에 나온 작품이니 비교할 수가 없지싶다.
TV판은 전반부는 조조이야기 후반부는 제갈량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스토리 전달력은 제아무리 8백억 영화라도 82부작을 따라 갈 수 있나... 게임이 안된다.

결론을 내자면
삼국지 좋아한다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보면 안되겠고
중국사람이 자기 나라의 고유 유산을 전쟁영화화한 작품이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같다.
옛날에는 저런 옷을 입었나보다, 저런걸 타고 다녔나보다, 뭐 이런거... 보아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