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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만화경] 롯데, '비는 더이상 안돼'

[만화경] 롯데, '비는 더이상 안돼'
[스포츠서울 2006-09-18 11:38]

[스포츠서울] “이제 더 이상 비가 오면 안되는데….”

롯데 강병철 감독이 비가 내릴 것 같거나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면 농담처럼 뇌되는 말이다. 지긋지긋한 비와의 악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달까지 무려 29경기가 비로 연기됐다. 내달 2일까지 잔여 일정동안 롯데는 1주일에 더블헤더 등 7경기씩 치러야해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발생하면 내달 2일 뒤로 밀린다. 그런데 17일 한화와 대전 더블헤더가 태풍 ‘산산’의 여파로 모두 취소됐다. 18일 예비일에 한경기는 치르지만 결국 또 한경기는 10월2일 이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달 29일 비로 취소된 잠실 두산전은 10월3일. 대전 한화전은 4일 치를 예정이다. “가을에 야구 확실하게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롯데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물 건너가 ‘가을 잔치’에 구경꾼으로 전락했지만 정작 다른 이유로 가을에 야구를 지겹도록(?) 하고 있는 꼴이다. 비가 오면 조마조마 해지는 것은 롯데만이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마찬가지. 롯데 경기가 뒤로 밀리면 포스트시즌 개시일도 덩달아 뒤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

롯데 사람들이 비를 싫어하는 이유는 또다른 곳에 있다. ‘이왕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졌다면 추석이라도 제대로 보내야한다’는 하소연이다. 올해 한가위는 10월 6일이다. 5일부터 4일간 추석 연휴에 들어간다. 3일 개천절이 끼어 ‘샌드위치 휴일’까지 고려하면 최장 8일까지 휴일이 가능하다. 그런데 비로 연기되는 경기가 자꾸 늘어나면 6일 추석일 차례상마저 구경하기 힘들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강 감독은 “두산과 서울 경기를 마치고 집에서 추석을 쇠면 딱인데 자꾸 취소되면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다.

박정욱기자 jw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