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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



실격의 연속이다.

아침에 잠시 잠이 깨어 있는중에 엄마의 외침이 들린다.
다른집 엄마들은 저네집 자식들 자랑하기 바쁜데 우리집 나는 저 물건들 자랑할게 하나도 없다. 라고 하신다.
뭐 떳떳하지 못하다. 20~30만원씩 용돈 쥐어주는 아들이기는 커녕 아직도 토익점수에 울고 웃는 학생이다.

아들로서 실격.

학부 MT 참가로 대학원생들 참가여부를 2주전부터 조사했다.
친절하게도 이런저런 사유로 못가겠다 바로 응답주는 사람도 몇분 계신다.. 뭐 괜찮다.
그냥 아무 말없이 계신 학우여러분들 계셔서 갈때되면 이야기해주겠지 했는데 출발 1시간 전인 지금까지 아무 연락이없다.
결국 혼자 차몰고 가야된다.

대학원 리더로서 실격

아침에 전화와서 학부 영문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고 국제교류원 링크 왜 안만들어 놨냐는 교수님 전화다.
어 분명 학부 영문 홈페이지 서버는 살려놨는데...
부리나케 서버실로 가보니 업데이트 한다고 서버가 리붓 되었는데 포인팅 장치 즉... 마우스 연결안해서 테스팅 장치 검사 에러때문에 부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서였다.

관리자로서 실격

특허관련 논문 작성중인데 벌써 3주째 소요하고 있고...
진도가 안나간다 아직 구현부분 작성중이다.
근데 이거 다하고 특허 어떻게 써야될지 특허쓰면서 뭘 공부해야될지 감이 안잡힌다.

학생으로서 실격

어제 몇몇 수업듣는 학부생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업이 어렵단다.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에 너무 욕심을 부렸던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그 버릇이 잘 안고쳐진다.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면 또 뭔가 가르쳐줄려고 한다.
내가 왜 그랬지. 알고싶어하지도 않는걸 왜 가르쳐줄려고 애쓰는거지??

조교로서 실격

좋게 보았던 후배놈들 주구장창 술은 잘 먹드만 내가 먹자면 안먹는 이유는?

선배로서 실격

기분이 꿀꿀해서 하나하나 따져보니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는거 같다. 짜증만 난다. 그냥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
뭐가 책임인지 뭐가 의무인지 내가 떠맡기로 인정한 부분은 조금인거 같고 떠밀려 맡게된 일들이 거의 대부분인거 같다.
그래서 왜 내가 책임져야 하는지 왜 내가 그것들 그들때문에 떠나고 싶어야 해야하는지 도무지 인정할 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건 이제 얼마 안남았다는 거다.
항상 그래왔었지 않았던가 싶다. 혼자라고 생각하고 남생각하지말고 내가 잘되자라고 되내였던거...
제대하고, 복학하고, 혼자 힘들었던때,
남들은 어찌어찌 잘 해나가는 거 같은데 나는 왜 덜떨어진거처럼 쫓아갈 엄두도 못냈던때...
20대의 밝음과 낭만을 지금 돌아보면 하나도 못가질 수 밖에 없었던 혼자 이겨내기 힘들었던 많은 갈등들을 품었던때
그때 품었던 생각이 혼자라고 생각하고 남생각하지말고 내가 잘되자라는 생각이었지 않나 싶다.

지금도 비슷하다. 모르겠다. 상관안할란다. 뭐 이미 나는 실격된 남자다. 더 이상 잃은건 없다.
개인주의일지 이기주의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겠지. 이러다간 인간으로도 실격이 되지않을까...

p.s 그런데 진짜 이런 짜증나는 글 적기 싫다. 재밌는 글 웃기는 글 개인적인 감정 안들어가는 글 적는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요새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됐는지... 뭐 좋은일이랄께 인생에 10%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진짜 좀 이런 종류글 안적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꾹꾹 자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