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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터미네이터2 감상기...

1991년이면 국딩 4학년때인가?? 흠... 아마 내 기억으론 5학년때나 되어서야 이 영화를 본것 같다.
지금처럼 컴퓨터가 집마다 전화기 있는 것 처럼 된것도 아니고(사실 그때엔 전화기는 있어도 무선전화기 있고없고가 차이가 났었던듯...)
컴퓨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컬러 모니터와 그래픽 장치가 상당한 고가 였으며 영화 한편을 전송하거나 담아낼 수 있는 컴퓨팅 기술의 차원이 아니었다...(이런 또 전공... 이게 주제가 아닌데...)
집에 비디오가 있는 집이 그리 흔치가 않았고... 또 영화한편이 비디오로 출시되는 기간도 길었다. 그래서 아마 개봉은 4학년때 했어도 5학년이 되어서야 본 것 같다.

터미네이터2

그당시 본 비디오의 케이스는 아닌 것같다... Extended Special Edition이므로... 근데 18세 이상이었네 아버지랑 본 나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물론 국딩5학년의 나이에는 좀 무게있는 이야기였고 잔인한 부분이 많았지만
뭐 18~19세기 유럽 동화보다야 하겠나...
완전히 이해는 못했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난 T 101의 목적과
도망가는 존코너와 사라코너, T1000이 왜 그들을 쫓는 지는 이해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I'll be back~ 하며 사라지는 T 101의 목적 정도도...
그 목적은 자신에게 내장된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소멸 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16여년(허어... 빨리 장가가야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건 왜일까;;;)이 지난 지금,
점심을 먹다가 케이블TV를 보는데 터미네이터2를 어느 방송사에서 하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참 징하게도 한다 하고 다른 체널을 보겠지만
어느선수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각도로 휘어차는 것까지 다 외울정도로 보아오던 해외축구 하이라이트가 잠시 지겨워져 밥먹으며 보게 되었다.

오랫만에 보는 터미네이터2여서 그런지 몰라도 꼬맹이일때 감동도 느껴지고
나이먹고 느껴지는 삶의 고뇌,
그리고 영화 내적인 측면인 화려한 특수효과와 케릭터들의 감정과 행동 표현에 무척 즐거워 높은 점수를 주면서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불현듯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이야기의 시작이 뭐가 진짜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있을 수가 없는 이야기일 수 있는 것 같다...(당연히 SF영화가 있을 수가 없지만... 스토리 자체가 있을 수가 없는 이야기라는 말이다...)
터미네이터 1편에 보면 암울한 미래에서 인간반군의 우두머리 존코너의 어머니, 파견당시에는 처녀였던 사라코너를 종결짓기 위해 터미가 나온다...
그리고 그 것(기계이므로...)을 막기 위해 존코너의 아버지가 미래에서 오고...

여기서 의문이 든다. 과거도 없이 미래가 먼저 일어났다고 설정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터미는 존코너의 탄생을 막기위해 파견되고 미래요원은 그것을 막기위해 파견된다.
아예 터미가 파견되지 않았으면 미래요원도 사라코너와 눈맞을 일도 없었을 것이므로 존코너도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기계애들에게는 더 좋을 일이다.

그리고 2편에서 보면 그 터미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해서 기계문명이 창궐하게 된다.
터미가 오지 않았다면 기계문명도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모든 것이 기계애들의 계교이다.
기계애들이 자신들이 터미를 과거로 파견해 인간들이 그 터미를 연구하도록 하여 기계문명을 만들어 내도록하는 계교이다! 그리고 존코너의 아버지는 그것을 막기위해 파견된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도 과거도 없이 미래가 먼저 일어났다는 의문을 피하지 못한다.

16년동안 쓸데없이 머리가 굵어졌는지, 별로 순수하지 못했던 리뷰였던 것 같다.
순전 영화의 이해득실과 인과관계보다도 전하고자 하는 감동을 느껴야 하는 것인데...
이 포스팅이 16년간 가져온 터미네이터를 통한 환상을 깨트린것이 아닐까 좀 염려된다.;;
그런 염려하는 중에 네이버 영화정보에서 본 사라코너의 명대사...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명쾌하다. 특수효과와 최고의 공상영화를 떠나서 터미네이터2가 훌륭한 영화라는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과거가 없이 미래가 있을 수 없듯이 만들지 않고는 운명이 만들어 질 수 없는 단순할 수도 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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