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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謹弔◀ 祖父喪

2007년 7월 28일 향년 83세의 일기로

저희 할아버지

李 水 永

께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사인은 뇌졸증 + 뇌출혈에 의한 뇌사로 갑작스런 이유였습니다.

동년 동월 16일에

할아버지 마비 증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서

울산 동강병원에 검진차 모시고 온 것인데

그날 병원에서 입원을 권유하기에 입원 수속을 마치고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건강에 자신이 있으셨으며, 지켜보는 자제분(저희 아버지 고모 삼촌분들...)과 저희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단지 "치료"차에 입원이라는 것을 생각했던 것이고

입원 첫날에도 병실에서 푸쉬업을 하시며 건강을 자신하셔서 더더욱 별다른 걱정을 하지않고

빠른 치유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입원 첫날 저도 갔다가 다음날 아침 9시부터 제가 수발을 들려고

"9시에 올게요" 하고 인사드리며 나올때

왠지 한번더 돌아보고 싶었었는데.

그런데 그날, 입원 첫날 새벽 4시경에 갑작스런 마비증세를 호소하시면서

말을 하지 못하시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태가 되었으나

동강병원 의료진들이 7월 17일 공휴일을 틈타 비상 대기하는 담당의가 부재중이었으며

응급처치는 전화상으로 당직 근무 간호원에 의해 시행되는 등 병원의 부주의함까지 겹치며

결국 의식불명의 상황까지 닥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17일 담당의는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경 출근을 하게된다고 이야기하며 결국 8시간동안 그런 상태에 방치하는

'곧 죽을 늙은 노인이니 죽였소'

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응급처치의 부실로 링겔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바람에 뇌출혈이 발생하여

마지막에 5남4녀의 얼굴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시고,

사위, 며늘, 손자 얼굴, 그리고 평생 함께했던 할머니 얼굴도 보지 못하시고

마지막 말한마디 못남기시고 2007년 7월 28일 오후 1시 33분에 그렇게 떠나가시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문지방에 올라가지마라고 하시고

파리채들고 파리잡는다고 설치면 파리 잘잡도록 방법을 가르쳐 주셨지요

가을 벼타작을하고 용돈을 달라고 보채자 웃으시며 밥값내놔라 하시던 모습이 선하시고,

안채에 몰래들어가면 마을 수퍼마켓에서 파는 저를 주실려고 사두었던 100원짜리 딱지가 한가득 있었습니다.

소를 먹일때는 소등에 타고 싶어서 낑낑거리면 소허리 부서진다고 못올라가게 하신 것도 생각나고,

아버지 삼촌 싸울때 고함지르시던 모습도 생각나네요.

제가 못들었던 큰 돌을 한번에 들으셔서 경운기에 싣던 모습도 선하고,

밭에 나가셔서 고추에 물주시던 모습.......

너무나 많은 기억 지나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안채에서는 아직 할아버지 내음이 가득한데

이제 그 안채에 주인이 없고

거기서 나오셔서 노인회관 가시던 모습을

더이상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저왔습니다."

"어 호야왔나"

그 목소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