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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불붙은 산타로사 논쟁 '왜?'

열이 많이 나지는 않을까??

[쇼핑저널 버즈] 요즘 노트북 사용자들의 최대 관심은 코드명 산타로사로 잘 알려진 인텔 차세대 노트북 플랫폼 '센트리노 듀오'다. 기존 센트리노 플랫폼이 조금씩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왔던 것에 비해 산타로사는 CPU는 물론이고 메인보드 칩셋, 메모리, 무선랜 등 주요 핵심 부품을 새롭게 단장했기 때문. 특히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노트북 성능을 높여주는 터보 메모리와 데이터 전송 속도 및 사용 범위를 넓힌 802.11n 무선랜은 노트북 사용자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인텔 센트리노 듀오(코드명 산타로사)는 CPU, 메인보드 칩셋, 무선랜 등이 하나로 합쳐진 차세대 노트북 플랫폼이다.
하지만 이런 최신 기술들로 무장한 산타로사 플랫폼이 규격 및 성능 논란에 휩싸여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원래 인텔 노트북 플랫폼은 CPU, 메인보드 칩셋, 무선랜이 하나로 이뤄지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를 완벽히 적용한 노트북과 그렇지 않은 노트북이 모두 산타로사 플랫폼을 적용했다고 홍보하고 있어 사용자들은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터보 메모리와 802.11n 무선랜 장착 여부다. CPU나 메인보드 칩셋은 모두 산타로사 플랫폼에 사용되는 것들이지만 터보 메모리와 802.11n 무선랜은 PC 제조업체에 따라 장착 여부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섣불리 최신 기술을 맛보려다 터보 메모리와 802.11n 무선랜이 제외된 노트북을 구입할 수도 있다는 뜻. 그만큼 꼼꼼하게 노트북 사양을 따져봐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 실제로 인텔이 제시한 산타로사 플랫폼을 모두 적용한 PC 제조업체는 LG전자를 비롯해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터보 메모리와 802.11n 무선랜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주변 상황이 아직 완벽하게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터보 메모리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노트북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운영체제로 반드시 윈도 비스타를 써야 하고 802.11n 무선랜도 이를 지원하는 AP가 충분히 갖춰져야 제 성능을 낸다.

"터보 메모리를 쉽사리 PC 제조업체에서 채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를 대체할 SSD나 하이브리드 하드디스크, 플래시 메모리 등 다른 대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터보 메모리는 과도기적인 기술이며 향후 주류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베타뉴스 천신응 편집장의 말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델코리아 전소현 과장은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SSD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터보 메모리 가격도 저렴해지고 용량도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언젠가 SSD가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죠. 이런 점에서 터보 메모리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봅니다. 하이브리드 하드디스크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터보 메모리의 또 다른 논란거리는 가격대비 성능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터보 메모리 가격은 50달러 수준이며 일부에서는 차라리 이 비용으로 메인 메모리를 더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인텔 관계자는 "어떤 기술이던지 초기에 출시되면 어느 정도 가격 부담은 있겠지만 몇 개월 혹은 1년 이내의 시간만 흐르면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최신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타로사에 탑재된 터보 메모리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해 전체 노트북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 802.11n 무선랜의 경우 이론적으로 300Mbps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지만 국내 전파법으로 인해 125Mbps만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터보 메모리가 제공하는 1GB 플래시 메모리는 각각 512MB씩 나뉘어져 레디 부스트와 레디 드라이브에 할당된다. 즉, 윈도 비스타에서 제공하는 레디 부스트로 활용할 수 있는 터보 메모리 용량은 512MB인 셈이다. 나머지 512MB는 노트북이 부팅중이거나 최대절전모드에서 윈도로 돌아올 때 사용된다. 결국 프로그램 실행 속도뿐 아니라 이동이 잦은 노트북에 알맞게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한 것.

802.11n 무선랜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노트유저 신왕보 팀장은 "802.11n은 기존 802.11g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사용 범위가 크게 넓어져 노트북과 같이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제품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호환성 논란이 한동안 있었지만 얼마전 와이파이 협회에서 이미 802.11n 규격을 최종 인증했고 자잘한 수정 사항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국내 전파법 때문에 이론적으로 최대 300Mbps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802.11n 무선랜은 125Mbps 밖에 지원하지 아직 이를 뒷받침 할만한 AP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왕보 팀장은 "현실적으로 국내 유선 인터넷 속도가 100Mbps 내외라 802.11n 무선랜 사용에 큰 제약은 받지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 AP 인프라는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802.11n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텔코리아 이희성 사장은 "초기에는 가격 부담이 있겠지만 조만간 보편화될 기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 인텔)
정리하자면 802.11n 무선랜은 당장 눈에 보이는 사양보다도 실제 사용 범위와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를 통한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AP의 경우 관련 제조업체들이 속속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거나 준비중이며 가을 정도면 기존 802.11g 무선랜 AP와 비슷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산타로사 플랫폼은 CPU, 메인보드 칩셋, 무선랜 등 주요 핵심 부품을 모두 새롭게 업그레이드해 한 차원 높은 노트북 기술을 선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터보 메모리와 802.11n 무선랜을 100% 활용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뒤따라야 하며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데스크톱 PC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터보 메모리나 802.11n 무선랜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혹은 앞으로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이나 완벽히 산타로사 플랫폼을 갖춘 노트북을 필요로 한다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다.

이수환 기자(shulee@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