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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대호, "내가 잘쳐서 이겨야 진정한 1등"

이대호, "내가 잘쳐서 이겨야 진정한 1등"
[스포츠조선 2006-09-15 12:04]    
이대호"내가 잘 쳐서 이겨야 진짜 1등"
최근 5경기서 2할5푼…홈런 타점도 잠잠

각종매체 인터뷰 요청에 정신적 피로감도

타순 3번 전진배치 "트리플크라운 GO~"

이대호 <스포츠조선DB>
 "내가 잘 쳐서 이겨야 진정한 1등이죠."

 '지뢰 찾기'나 '카드놀이'처럼 간단한 게임에도 단계와 난이도가 있다.

 롯데 이대호는 컴퓨터게임으로 치면 지금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난이도는 당연히 '최고급'이다. 목표는 변함이 없다.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 1위)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최다안타와 장타율까지 포함한 '꿈의 5관왕'을 노리고 있다. 타율(3할4푼3리)과 타점(80개), 홈런(23개), 장타율(5할8푼3리) 등 4개 부문에선 부동의 1위다. 안타는 KIA 이용규(135개)에 이어 2위(130개). 그러나 최근 5경기 타율은 2할5푼(16타수 4안타)이다. 이 기간에 홈런도, 타점도 없었다.

 이대호는 14일 수원 현대전을 앞두고 "요즘 많은 분의 기대와 관심이 조금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각종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면서 집중력 저하와 정신적인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훈련시간이나 경기 개시 직전에 선수를 불러내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었다. 선수 입장에선 고맙지만 '본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문제다.

 2005시즌 투수 부문 2관왕(다승, 방어율 1위)에다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던 팀 선배 손민한도 지난해 이맘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손민한은 이대호에게 "다른 것은 전혀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할 일만 다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마인드 컨트롤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의 난이도 역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고 있다. 이젠 어느 투수도 이대호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9월 들어 매주 더블헤더가 포함된 7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도 만만치 않다. 시즌 내내 붙박이 4번 타자였던 이대호는 13일 마산 두산전부터 3번으로 자리를 옮겼고, 펠릭스 호세가 4번이 됐다. 최근 들어 상대 배터리가 이대호를 볼넷(또는 고의4구)으로 내보내는 일이 많아지자 정면승부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실제로 이대호는 9월 들어 치른 13경기서 4사구 10개를 기록 중이다.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슬럼프는 단기간 내에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이런 상황이 절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요즘엔 일부러 타격에 관해선 별 얘기 안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시즌 이대호의 '연속경기 무안타 기록'은 겨우 3경기다.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단 사흘간 안타가 없었을 뿐이다. 그 외엔 하루 또는 이틀이면 곧바로 타격감을 되찾았고, 어김없이 안타를 쳤다.

 이대호는 "타율에선 택근이형이, 타점에선 양준혁 선배가 바짝 쫓고 있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겠다. 내가 잘해서 이겨야 진짜 1등"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롯데는 14일 현재 106경기를 마쳤다. 남은 일정은 정확히 20경기.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이 고비만 넘으면 '영웅'이 된다. < 곽승훈 기자 european@>

◇이대호 월별 성적 추이(14일 현재)
구분
4월
5얼
6월
7월
8월
9월
경기수
18
21
21
12
18
13
103
안타
23
18
28
15
27
19
130
2루타
6
1
5
1
6
3
22
홈런
2
3
8
4
2
4
23
타점
15
6
24
8
15
12
80
4사구
5
9
13
6
6
10
49
삼진
13
14
7
4
6
4
48
타율
0.324
0.254
0.389
0.319
0.375
0.413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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