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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사직방문첫패!!

바야흐로 프로야구 개막 2일째!!

지난주 금요일 야구팬롯데팬을 자처하는 친구들이 개막전은 예매가 불가능하니 2차전이라도 보러가자고 해서 인터넷 예매하고 일요일에 사직구장가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 예매 사이트 이쁘게 만들어졌지만 - 플래쉬 + 플랙스 기반인데 ASP 페이지라면... 뭘까... -  역시 로떼팬들 동시접속자가 얼마나 많은건지 40분간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다가 겨우 3루쪽에 세자리를 예매할 수 있었다.

어렵게 예매하고 또 기사를 보니 일요일에는 17년간 롯데의 애증의 세월을 함께한 영원한 롯데맨 염종석의 은퇴식이 거행된다고하여 더욱 기대가 부풀게 되었다.
(17년 애증의 세월 동안 롯데는 92년 우승후 쭉 우승이 없었으며
97,98 암흑기를 거쳐 99년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남을 플레이오프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하여 감동을 주었고,
01년부터 07년까지의 기나긴 암흑기를 거치다가 지금은 4강전력이라 평가받게되었다.
17년, 갓난 아이가 자라나 미적분을 풀고 황순원의 소나기를 보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파란만장하고도 긴 세월이라 할 수있다. 그 세월을 오직 하나의 팀에서 온갖 수술을 견뎌내며 버틴 선수가 바로 염종석이다.)

더구나 전날있었던 개막전은 짜릿한 동점홈런포와 적시 2루타로 작년에 약했던 상대선발 마일영에게 1점차 승리를 거두게되어 기대감은 사실상 최고조에 올랐던 것이다...

사직구장 근처에 외할아버지댁이 있어 주변 지리를 조금 알고 있었다.
손쉽게 인근 여자중학교에 주차하고 만발한 벗꽃을 감상하며 야구장으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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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벗꽃이 정말 아름다웠고 벗꽃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즐기시는 가족분들이 많이 계셨다.
그런데 요놈의 카메라가 ㅉㅉ 갑자기 켜지지 않아서 좋은 풍경 다 놓치고...
위 사진은 사직구장에서 서쪽 방향에 있는 산의 경치다. 무슨산인지는 잘모르겠네... 쌍용아파트쪽 경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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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폰서가 삼성에서 CJ로 바뀐 때문인지 이제 삼성카드 할인따위의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예매권을 입장권으로 교환... 기다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을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별로 없었다...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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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면 생일이 보인다. 챙겨주실분은 클릭하시길 ㅎㅎ



아뿔싸... 그랬다... 어쩐지 줄이 없더라... 염종석 은퇴식을 경기시작전에 거행해버렸던 것이다... 오마이갓...

사실 경기도 경기지만 사직까지 날아온 이유는
염종석 은퇴식을,
내가 좋아하는 팀에서 17년간 팀과 또 그 자신에게 닥쳐온 그 수많은 풍파와 흔들림을 이겨낸 염종석이라는 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하고,
직접 사진으로 남기고 이곳에 포스팅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아 세상에... 이런 제길...

아쉬운 마음에 네이버 스포츠에서 캡쳐한 은퇴식 화면을 올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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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92년이 생각나는구나...롯데우승의 주역들...이제 92년 우승주역들은 현역으로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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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큰절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염종석...그에게 팬들은 고마움 이상의 어떤 존재일까 궁금하다.



아... 정말 어찌보면 평생 후회될 일이 일어난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속에 예매한 좌석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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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벤치맴버 포함 출전명단. 음 근데 강민호는 어디갔나?? 몰지각한 팬이 불법적인 사적소유행위를 자행했을 확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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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개장한다고 떠들썩했던 자이언츠샵. 마치 지하상가를 연상케하였다...월급나오면 나도 타올하나 구입해야되겠다. ㅎㅎ



봄햇살이 쵸큼 따가운 가운데 1회말부터 감상하게 되었는데... 우리 선발은 장원준... 그런데 재앙이 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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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의 연속 투구폼. 상당히 깔끔하다. 그러나 깔끔한 투구폼인 만큼 완벽한 밸런스가 필수이다. 매커니즘이 흐트러진채 손끝을 떠난 공은 원하는 궤적을 그리며 원하는 위치에서 포수의 미트에 들어갈리 없다.



작년 잘나갈때는 히어로즈의 자랑인 좌원듀오 마일영, 장원삼 뿐만아니라 국민좌완 김광현, 류현진을 능가하는 성적을 보여주었고 '야신' 김성근 SK 감독도 키워볼까하는 관심을 보였던 선수이다.
12승 8패 3.53의 성적으로 드디어 새가슴과 유망주 딱지를 때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이제는 거인의 에이스로 발돋움하리라는 기대로 이번 시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예의 롤러장 장민지 피칭을 선사함...3회 못채우고 3점주고 교체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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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교체당하고 덕아웃으로 모습을 감추는 장원준(등번호 28). 마운드에는 그 유명한 제리로이스터 감독이 구원투수 배장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때 놀랬다. 팀의 좌완 에이스를 3회도 끝나기전에 교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제리로이스터도 나랑같이 생각했던 것일까? 내가 오늘 경기를 보기위해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생각했던 부분은 두가지이다.

  1. 롯데 타선은 현재는 예열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즌초반 소문의 핵타선의 면모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란 점이다. 이대호, 강민호, 카림 가르시아는 WBC 휴유증이 남아있으며, 조성환, 이인구, 김주찬의 타격감이 시범경기를 기점으로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더구나 홍성흔은 워낙 두산 소속으로 리더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새팀에서의 실전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2. 롯데는 전통적으로 상대선발 김수경에게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작년 롯데가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것은 전통적으로 약햇던 김수경, 배영수가 부상여파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전병호의 구위 약화의 탓이 있었던 것같다. 물론 객관적인 수치는 정보력이 딸리는 관계로 제시할 수는 없다. 98년 김수경 데뷔할때부터 롯데가 워낙 못했던 이유도 있지만 특히 김수경하고 붙어서 이긴 기억이 거의없다.


따라서 3점 이상주게 되면 경기를 따라가기 힘들지 않겠느냐하는 점이다.

장원준을 12승하게 만든 원동력도 자기 구위에 자신감을 가지게 잘 지도한 점이었고,
오늘 경기도 장원준의 자신감을 위하여 "벌려둔 일을 한번 마무리하고 내려와봐라"라는 배려를 해줄 가능성이 더 많았다고 보았지만,
망설임없이 3회에 교체하는 것은 아마도 로이스터의 복안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러나 역시 모든일이 사람뜻대로 되면 그것도 재미가 없는 일이지 싶다.

물론 추가 실점은 잘 막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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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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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가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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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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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는 파울플라이 및 땅볼, 루킹삼진으로 일관될 뿐이었다...
정말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직구장 같지 않는 분위기가 몇회간 지속되고 있었다.
동행한 친구는 - 야구장에 온거 같지가 않고 성당에 온거같다 -라고 까지 했으니...
그런 분위기가 김주찬의 3루타후 이인구의 땅볼로 득점할 때 잠시 바뀌었지만 이내 또 잠잠...
9회가 될때까지 부산갈매기를 한번도 부르지 않았다는데서 오늘 경기의 심각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고 다른데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염종석 은퇴식과 롯데 개막 2일째 경기에 맞추어 프로포즈 행사에 당첨되신 분이 계셨는데.
뭐 28세 성인남성이 보기엔 쵸큼... 그러니까 아주 쵸큼 부러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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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측 응원석에서 프로포즈 행사 장면. 강원일님 혹시 문제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 그저 쵸큼 부러운 마음에 올렸으니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ㅠ



또한 치어리더 누님들의 Gee는 환상적이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관중들은 Gee를 따라부르는데... 3만명이 "젖은 눈빛 Oh Yeah~"를 외치는 것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차라리 사자후라면 사자후일 듯한 그 함성,(그것은 한낱 합창이 아니었다.) 또 그 메아리를 상상해보라... 나는 온몸으로 느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한때 류현진을 제치고 입단하여 17세이브를 올린 나승현이 루를 꽉 채워주고 김일엽으로 교체되었다. 그때 스코어는 5:1에 8회초. 사실 애매한 스코어다.

롯데 타선은 한번 폭발하면 언제든 4점정도는 따라 갈 수 있기때문에 구위 점검차 김일엽을 올렸다고 보기도 애매하고, 경기를 잡고자 올렸다고 보기도 애매하다. 어쨌든 김일엽이 올라왔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장면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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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스코어가 보이는가.... 그렇다... 김일엽에게는 시즌 첫 투구.
그 시즌 첫 투구를 히어로즈의 4번타자 클리프 브룸바가 끌어당기더니 좌측 펜스에 꼿히는 만루홈런으로 작렬시킨 것이다.
어찌 시즌 첫투구가 시즌 첫 만루홈런이 되는가... 너무 깜짝놀랐다.
그것도 나의 올해 첫 사직 방문에 말이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을 못하겠다.
좌측 외야석에 관중들도 공을 주울 생각을 안하던걸 보면 나랑 같이 놀랐거나 아니면 팀에 대한 충성심 때문일 거라 생각된다.

뭐 수비하는 우리팀 수비수들도 따라갈 생각조차 하지 못한 대형 홈런이었다.
김일엽 본인은 어찌나 황당했을까... 뭐 자책은 1점, 나머지  세개의 자택은 나승현에게 돌아갈테지만...
김일엽은 올시즌도 롯데 불팬의 핵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액땜했다고 생각해야겠다...

8회에 10:1.
사실 누가봐도 끝난 경기다.
관중들은 물밀듯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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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통해 빠져나가는 관중들의 행렬... 저녁시간이 다되어 배가 몹시고팠던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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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이 빠져나가 외야석의 LOTTE GIANTS 스펠링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9회말 클린업트리오인 조성환, 이대호, 카림 가르시아의 타석이 진행되었다.
너무나 큰점수차라 이렇게 된거 홈구장에서의 마수걸이 홈런을 기대해보았으나 그 기대역시 허사로 끝나버렸다.

스코어는 10:1. 스코어로만 보면 경기시간이 굉장히 길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어제 3:2 경기보다 덜 걸렸다.
보기드물게도 3시간안에 끝나버린 너무나 완벽한 패배였다.
즉 히어로즈는 점수를 낼 수 있는 찬스를 어렵지 않게 만들었고(8볼넷) 또 그 찬스를 아무런 재제를 받지않고 쉽게 살려버렸다.(만루홈런 포함 11안타 10득점)
그에 반해 롯데는 복잡하게 찬스를 만드는 모습조차 보이지 못했다.(5안타 1볼넷)  
뭐 말할 것이없이 시원하게 졌다.

WBC의 우리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이 있다. 질땐 시원하게 지고 이길땐 근성으로 모든 집중력을 살려 이기던 모습이다.
오늘 그 전자의 모습을 롯데를 통하여 보았다. 뭐 아직 시즌 초반이니 괜찮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바로 고속도로에서 들었던 두가지 고민이 오래가지는 않을까하는 점이다.
장원준의 롤러코스트 피칭은 괜찮다. 좋을때는 국내 최고의 좌완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선 침체는 곤란하다. 그것은 프로야구 흥행과도 관련이 있다. 화끈하고 시원한 맛이 없다면 누가 구장에서 소리질러 노래를 부를까?
다음주에는 로떼가 타선이 살아나는 모습을 마음껏 과시하여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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