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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 손민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 손민한
[스포츠2.0 2006-10-16 22:06]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 손민한.(사진 이휘영)
9월 13일 아시아경기대회 3연패를 노리는 야구대표팀이 최종 엔트리 22명을 확정 발표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재박 감독(현대)은 “병역면제보다는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최정예 선수만을 뽑았다”고 밝혔으나 구대성(한화)과 김동주, 홍성흔(이상 두산) 등 국제용 스타들이 부상 등을 이유로 대표팀 차출을 고사하는 바람에 팀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투수 손민한(32,롯데)은 대표팀의 맏형이자 마운드의 기둥으로 한국에게 역대 3번째 금메달을 안겨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태극마크는 유니폼이 아니라 가슴에 새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손민한을 SPORTS2.0이 만나봤다.

도하아시아경기대회 야구대표팀에 선발됐다. 예상은 했나?

선발이 안 될 줄 알았다.(웃음)

당신처럼 좋은 투수를 선발하려는 건 모든 대표팀 감독들의 욕심일 텐데

일단, 나보다 좋은 투수들이 많이 있고 특히 올시즌에는 훌륭한 신인투수들이 많아 욕심을 내지 않았다.

올시즌 초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랬다. WBC 때 많은 경기에 출전해 던진 건 아니지만, 경기에 나갈 수 있게끔 몸을 만들어 놓았고 언제든 등판을 준비했던 상황이라 긴장감이나 피로도가 다른 투수 못지 않았다. 물론 WBC 이후 부상이 있다거나 다른 여파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몸이 피곤한 것만은 사실이다.

아시아경기대회도 WBC만큼 대회 스케줄이 길지 않을까.

아마도 비슷하지 않겠는가. 올시즌이 날씨 탓으로 예년에 비해 기간이 연장되고 아시아경기대회가 비시즌에 열리는 만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대표팀 선발을 고사했을 만도 한데

그렇다고 공을 못 던질 정도의 컨디션은 아니니까. 나라에서 ‘손민한’이라는 존재가 필요해 불렀는데 당연히 참가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당신을 걱정하는 팬들이 많다.

음(잠시 생각하다가), 누가 해도 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내 몸이 피곤하고 안 피곤하고 따질 때가 아니라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아마도 대표팀 가운데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일 거다. 동생들을 잘 이끌어야 하고 중요한 경기 때 투입되건 한 타자를 상대하건 주어진 기회가 오면 내 몫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그런 부담감이 있을 뿐 다른 건 걱정하지 않는다.

태극마크를 정중히 사양한 선수들도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뛸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영광이다. 출전을 포기한 선수들 입장에서도 크나큰 영광이었을 거다. 아마도 그 선수들 모두 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부담도 있을 테고. 무엇보다 뛰고 싶어도 부상 등을 이유로 뛰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가장 안타까울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가지로 괴롭고 힘들지 않겠는가.

당신을 가리켜 국제용 투수라고 한다.

글쎄,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서 중요한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워낙 좋은 선배들이 많았고 내가 해야 할 몫까지 대신 해주셨기 때문에 번번이 신세만 졌다. 이번 경우는 상황이 다르니까 선배들에게 빚졌던 고마움을 후배들을 위해 갚고 싶은 마음이다.

내년이면 프로경력 10년차다. 몇 차례의 투구 변화가 있었는데.

어느 투수나 조금씩 변화를 준다. 왜냐하면 그게 투수가 살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변화를 줬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변화들이었다. 그런 변화가 있기까지의 연구와 노력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사실 한 경기, 한 경기 하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에 상당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당신은 현역 최고의 오른손투수로 꼽히고 있다. 자신만의 투구철학을 설명한다면.

나보다 나은 최고의 투수들이 많다.(웃음) 특별한 철학은 없다. 다만 투수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게도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두 번째는 공격적인 피칭이다. 내 공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 피칭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투수는 위기가 찾아올수록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면서 공격적인 피칭을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화 류현진을 비롯해 좋은 후배 투수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일부 야구전문가들은 예전보다 공 빠르기는 좋아졌지만 기술적인 면이나 내구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대 야구의 흐름인 것 같다. 기술적인 면보다는 파워를 강조하는 야구스타일을 선호하는 추세 아닌가. 이제는 투수를 판단하는 첫번째 요소가 공의 빠르기다. 물론 체격조건도 예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고.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다. 올해는 팀 후배 이대호가 MVP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2년 연속 팀 성적은 바닥이라 논란이 없지 않다.

MVP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영광이고 대단한 성과다. 수상까지 한다면야 본인뿐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에게 경사다. 물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MVP를 수상하는 것이라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오히려 4강에 들지 못한 팀과 팬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호를 평가한다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팀으로 봐서도 거포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마침 이대호라는 걸출한 후배가 나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이제 (이)대호는 스타의 반열에 들어섰고 팀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는 입장이 됐다. 그런 점이 선배로서 대견하고 항상 고마울 뿐이다.

SPORTS2.0 제 19,20호(발행일 10월 2일) 기사

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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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민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