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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대호 연봉


내심 기대했던 이대호 연봉조정 회의가 결국 이대호의 패배로 결정났다.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내심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가운데에서는 표면적으로 모든 이들이 옮다고 생각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결과는 전혀 납득할 수 없고 심지어는 분통을 터트릴 모양새로 나타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이대호 연봉도 그러하다.
지난 2010 시즌 이대호의 성적은 정말 활홀함 그 자체였다.
맨먼저 야구의 꽃인 홈런이다. 
골수 로떼팬들은 우리팀이 비록 우승을 일구어 내지는 못하였지만 
과거의 똑딱이 야구 스타일과 홈구장이 넓고 구장간 이동거리가 최장이라는 핑계로 답답한 야구를 하던 그 로떼라는 팀에서
9경기 연속 홈런과 홈런왕이라는 아마도 평생에 다시는 못볼 우리팀 출신 40홈런 타자에 환호하고 감사해했다.

또한 도루를 제외한 리그를 평정하는 전인미답의 7관왕이라는 성적이다.
폭발적인 타격 감각도 그렇지만 성적을 마무리했던 그 시점이 더 생각난다. 
홍성흔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홀로 견제를 받고 발목부상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마무리를 무사히 지었다. 
이러한 자존심과 끈기를 팬들은 사랑했고 로떼 자이언츠의 이미지로서 발전하지는 않았는가?

상당히 두리뭉실 한 이야기이지만, 이대호의 연봉조정 협상에서 제출된 근거자료와 여러 언론매체에서 이야기하는 는 바로 이러한 점들이 근거가 되어서 작성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토록 소속팀을 사랑하며 우승을 염원하는 타자에게 로떼라는 구단이 대접하는 모양새는 도대체 왜 그모양인가 하는 것이다.

이대호 뿐만이아니라 조성환, 김주찬 등의 연봉도 그러하다.
물론 조성환이 군문제로 인해 문제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가 2억 밑으로의 연봉을 받아야하는 레벨의 타자인가.
또한 김주찬은 어떠한가?
이번 연봉조정위에서는 타팀의 고과 산정방식은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로떼 역시도 연봉협상시 이런점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과연 고려하지 않아야할 항목인가 싶다.
이번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팀에서 이런식으로 선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시즌을 좌지우지하는 전지훈련을 맞이하게 한다는 자체가 과장을 좀 하자면 선수들이 감정 없이 그저 운동만 열심히 하는 존재로만 생각하는게 아닌가 하여 우려스럽다.
바로 김주찬이 연봉협상 시기의 거의 말미에 도장을 찍었다는데서 예상해볼 수 있다. 김주찬은 11시즌이 끝나면 FA이다. FA 이적에 많은 돈이 소요되지는 않을것이므로 김주찬의 나이와 기량을 원하는 팀으로 이적은 쉽다고 볼 수 있다. 다시말하면 김주찬은 이번 시즌이 로떼의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불만있으면 나가라는 식이 아닌가? 어디서 김주찬급 1번타자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로떼는 96년 전준호를 트레이드하고 정수근을 영입하기전까지 근 10여년간 1번타자 부재로 고생했던 과거가 있지 않는가? 그나마 FA로 데려온 정수근도 고장이 잦았다.
이런 식으로 다른 선수와 계약을 맺고 이대호의 연봉협상에서 로떼가 반대의 근거로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을 이야기 한다.
로떼는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을 이야기 하기전에 스스로와 타구단과의 형평을 놓고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는가 주장해본다.
어느 팀이 29홈런 100타점 타자에게 연봉 삭감을 제시하는가?

그리고 연봉조정위의 검토 모양새와 로떼의 근거자료 제출 내용도 거슬린다.

애초에 연봉조정위는 이대호에게 무엇을 바랬던 것인가?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물론 회의라는 활동자체가 근거가 되는 문서와 다양한 방법의 표현 자료를 이용하여 결론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활동에는 깨끗한 명제와 논리사고 scheme이 있어야 올바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상식도 통하지 않는 비교의 방법을 가지고 회의자체를 진행했다는 것 아니, 어떻게 회의 자체를 할 생각을 한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지훈련전 휴식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선수가 준비한 자료와 (사실 나는 이대호가 복사기의 양면복사 기능을 한장의 실패없이 능숙하게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하지 않는다.) 
서류 작성과 돈계산에 이골이 나고 MS의 파워포인트를 숟가락 쓰듯이 하는 사람들이 대여섯명씩이 들러붙어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 까지 준비한 자료를 비교를 해서 어느편의 손을 들어준다는 생각을 하였는지는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조리'이다.

이대호 옆에 이사람이 있었으면 또다시 연봉조정위의 '공정성'에 대하여 말이 나올 것이다. 이길만한 구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떼의 반박자료가 참 가관이다.
 
▲이대호가 팀 내 최다 실책(12개)으로 수비 고과 점수가 떨어진 점 ▲4위에 그친 팀 성적 ▲구단 내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출처 :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023&article_id=0002227026)
이러한 주장들이 이대호의 자료에서의 근거에 비해서 설득력이 있었다는것에 다시금 아이러니를 금치못하겠다.

실책. 과연 이대호가 자기 포지션이었나 이야기 해보고 싶다.
2010시즌 초 로이스터 전임 감독은 팀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이대호를 3루에 배치했다.
말이 좋아 공격력 극대화지 사실상 3루 주전감이 누가 있었나? 
그전 이범호나 황재균 등의 3루 전력 보강이 잘 이루어졌다면 1루에 있었을 이대호가 12개의 실책을 과연 저질렀을것인가? 
전문 3루수가 아닌 이대호임에게 제 포지션에서 수비를 하는 선수들과 같은 잣대로 비교를 하는것도 말이 안되며
오히려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희생하며 최고가 된 팀원을 더욱 아껴줘야하는 것은 아닌가?
무슨 인사고과방식이 이런지 모르겠다. 일반회사에서도 특근 수당이란게 나오는 법이다.
그리고 시즌을 준비하며 3루 보강을 제대로 못한것은 다름아닌 프런트의 책임이지 이대호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본다.
리그를 평정한 이대호에게 12개의 '팀 내 최다 실책'이라는 근거는 얄미운 꼬투리잡기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든다.

4위에 그친 팀성적은 로떼의 주장에서 가장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때로는 마지막 5%의 부족을 메우기위해서 100%의 노력이 들수도 있다.
바로 이러한 부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 '짠돌이'로떼의 이미지가 아니었던가.
팀은 3년연속 4강에 진출했지만 연봉산정방식은 888857때 그대로이다.
3연년속 4강 진출은 좋게 말해 '살아남은자가 강하다'는 말처럼 강한 팀이라는 면모를 보인 것이다. 
우승을 한 뒤 이야기를 하자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대호가 홈런기록을 써나갈 당시 연봉때문에 고민에 휩싸였다던 로떼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차근차근 밟아나갈때 어떤 생각을 가질지 불보듯 뻔한일이 아닌가?

이대호는 올해가 지나면 FA이다. 또한 이대호는 그동안 로떼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조건만 맞으면 로떼에 잔류하고싶어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그러나 타구단이 그간 보여준 예비 FA에 대한 예우에 비춰보면
이대호가 로떼에대한 애정이 강하여 타팀 이적은 없을 것이고 이대호의 실력으로 보아 다음시즌 해외진출이 유력하다는 로떼의 계산이 드러나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선수의 팀에 대한 애정을 악용한다는 인상이다. 

갈 수록 로떼의 행태가 미워보이는데 이번일로 정말 큰 정이 하나 뚝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나름 골수 로떼팬으로 이런 일이 있어도 팀을 응원할 것만 같은 내자신을 반성할 것 같지만,
연애도 서서히 시간을 두면서 아련히 잊어가는 연인이 있듯 로떼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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