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

FA 노장진 “롯데에 남고 싶다”

FA 노장진 “롯데에 남고 싶다”
[경향신문 2006-11-08 18:30]    

좋게 말해 ‘풍운아’다. 씩씩하게 던질 때는 ‘마당쇠’로 불렸지만 지금은 ‘사고뭉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04년 삼성에서 ‘음주 문제’로 롯데로 떼밀리다시피 트레이드됐던 노장진. 올시즌초에는 가족에게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다. 시즌 막판 ‘술냄새’ 파문이 다시 터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노장진은 자유계약선수(FA) 신청기간 전에 이미 “FA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주변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롯데를 떠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노장진에 대한 소문과 악평은 더욱 커져만 갔다.

노장진이 오랜 침묵 끝에 “오해를 풀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노장진은 “롯데에 남고 싶다”고 했다. “나에 대한 오해가 많다. 더 이상 ‘탕아’도 ‘사고뭉치’도 아니다”라고도 했다.

노장진은 롯데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훈련 불참은 롯데를 떠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노장진은 “몸과 마음이 너무 피곤해 쉬고 싶었을 뿐이다. 훈련 거부는 더욱 아니다”라고 답했다. 노장진은 “FA 신청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일단 FA가 되면 팀 소속이 아니지 않느냐”며 “대신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거의 매일 산에 올랐다”고 했다. 몸무게도 4㎏이나 뺐다.

시즌 막판 태업 문제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았다.

노장진은 올시즌 막판 구원에 자주 실패했다. 끝내기 홈런·끝내기 안타를 자주 맞았다. 주변에서는 “태업하는 것 아니냐”며 입방아를 찧었다.

노장진은 “잦은 등판으로 힘이 떨어졌을 뿐 일부러 그랬겠냐”며 펄쩍 뛰었다.

물론 계산착오는 있었다. 몇년 전만 해도 그 정도로 던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노장진은 “10경기 중 8경기에 나왔다. 젊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좀 힘에 부치더라”고 했다.

시즌 막판이던 10월1일 ‘노장진이 밤새 술을 먹고 결국 부산으로 쫓겨났다’고 했다. 이른바 ‘술냄새 파문’이다. 노장진은 이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오해가 있었을 뿐 술을 먹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뜨거운 감자’ 노장진은 “롯데에 남고 싶다”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뛰던 팀에서 뛰는 것이 편하고 좋다는 뜻이었다.

노장진은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 또한 달지 않았다. “계약기간도 금액도 생각해 본적 없다. 내가 야구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라고 답했다.

롯데도 노장진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조만간 노장진과 만나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단장은 “전화번호가 하도 바뀌어서 구단도 연락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롯데와 노장진 사이에 벌어진 틈은 아직 넓어 보인다.

〈이용균기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